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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7일 The Telegraph에 실린 가수 윌 올덤Will Oldham의 인터뷰를 번역한 글입니다. — 역자

An enigma? Will Oldham, aka Bonnie 'Prince' Billy

실존적 안도를 주는 것을 사랑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혐오하는 가수 겸 작곡가

윌 올덤은 전투적으로 구식이다. 예를 들면, 소셜 미디어에서 이 얼터너티브 컨트리의 대가를 만날 수 없고, 스포티파이에서 그의 멋진 음악을 찾을 수는 없다. “사람들은 새로운 음악을 만듭니다,” 46세의 이 남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호수나 강, 바다에 오줌을 누는 것과 같아요. 왜냐면 ‘오, 나는 5,000개의 스트림을 가지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5,000마리의 물고기가 내 오줌에서 헤엄쳤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스포티파이는 음악을 사랑하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그는 계속한다. “그들은 음악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요. 단지 이런 식이죠. ‘오, 이것은 내가 철저히 이용할 수 있는 자산이야. 많은 돈을 벌게 해 줄 거야’, 그러면서 우리가 음악을 경험하는 방식을 가로채고 파괴하죠.”

확실히 올덤의 작품을 듣는 것은 놀랄 만큼 심오한 경험일 수 있다. 그처럼 실존적 안도를 줄 수 있는 예술가는 거의 없다. 플릿 폭시스Fleet Foxes멈퍼드 앤 선스Mumford & Sons에서 본 이베어Bon Iver와 에인절 올슨Angel Olsen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카나 계열의 음악을 공허와 우울로 빚어낸 그에게 영향받지 않은 예술가는 포크 음악계에서 찾기 힘들다. 거의 25년 동안, 조용하지만 강렬한 가사로 사랑, 죽음, 신 그리고 인간 정신의 나약함을 날카롭게 탐구해왔다.

그의 노래는 나에게 정말로 큰 영향을 주었다. 5년 전 나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절망의 어두운 구름이 내 마음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었다. 솔직히 이야기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처럼 허울뿐인 유쾌함 뒤에 숨는 것을 선택했다. 이때쯤에, 윌 올덤이 보니 “프린스” 빌리Bonnie “Prince” Billy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예전 곡들을 새로 녹음한 미니 앨범 Now Here’s My Plan을 발표했다. 이 빼어난 작품 중 한 곡은 - 1999년에 발표된 I See a Darkness의 떠들썩한 버전으로 2000년에 병든 조니 캐쉬도 이 곡을 커버했다 – 너무 충격적이었다. “Many times we’ve been out drinking, many times we’ve shared our thoughts,” 올덤은 이 우울의 찬가를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한다. “But did you ever, ever notice the kind of thoughts I got?”

황폐한 감정을 그토록 완벽하게 요약한 이 노랫말에서 나는 자주 도움받았다. 올덤이 런던 유니언 채플에서 한차례 출연했을 때 내가 그 이야기를 했다. “그게 작품의 의도예요,”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이득을 위해 접근할 만한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공감할 수 있죠. 음악은 백신 같이 기능합니다. 몸속에 주사하면, 떨쳐 내려 애썼던 대상보다 자신이 더 강해집니다. 그것에서 도망가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면 어느 순간 갑자기 그것들과 싸우는 심리적, 감정적 항체를 가지게 됩니다.” 그는 덧붙인다, “왜냐하면,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할수록 그것이 당신을 삼켜버린다고 생각할수록 당신은 더 고통받기 때문이죠”.

촌구석 천재라는 평판과는 대조적으로 내가 만난 올덤은 신경질적이지도 은둔적이지도 않다. 켄터키 루이빌에 있는 그의 집을 돌아다니면서 장난기 가득한 유머와 감출 길 없는 천진함을 함께 드러낸다. 느릿느릿하다가 때로는 으르렁거리는 목소리, 설득력 있는 시적인 대답. 그는 종종 수수께끼 같은 사람으로 묘사됐다. 인터뷰를 싫어한다고 들었다. 많은 면에서 요즘 유명인과 대조를 이룬다. 그에게 유명세란 심한 속박일 뿐이다.

그는 그럴듯하게 보이려고 한 번도 안달한 적이 없다. 23개의 스튜디오 앨범 중 하나만 제외하고는 다양한 가명(팰리스 브라더스Palace Brothers와 보니 “프린스” 빌리 등)으로 발표하여 어느 정도 신비함을 유지하고, 매번 새로운 인물을 창조함으로써 타고난 연극적 기질을 표출한다. “모든 노래는 영원히 발표자의 개인적인 표현으로 간주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은 비현실적이고 역효과를 낳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다양한 가명에 관해 설명한다. “내가 창조한 것이 실제 인물과는 독립적이라는 생각을 강조하려고 다양한 분신을 만듭니다.”

70년대의 루이빌에서 세 아이 중 두 번째로 자란 올덤은 부모님의 레코드 컬렉션 – 에스더 오파림, 니코 로타, 에벌리 브라더스, 레너드 코헨, 헤어Hair와 미드나잇 카우보이 사운드트랙 등 – 속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나중에는 루이빌 초기 펑크 록 씬에 참여했던 형 네드Ned의 음악적 조언을 듣게 된다. “형은 당시에 마이너 스렛Minor Threat과 미스핏츠The Misfits를 들었어요,” 올덤은 회상한다. “너무 어릴 때 지독하게 좋은 것에 노출되면 이해력이 비약적으로 좋아집니다.”

조숙한 음악적 취향에도 불구하고, 초기 목표는 연기였고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월든 극장에서 공부한 후에, 20세기의 석탄 파업에 관한 존 세일즈 감독의 1987년 영화 Matewan에서 예언자로 스크린 데뷔를 했다. 그 이후로 몇 편의 독립 영화에 출연하며 작곡과 연기를 오가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증명했는데, 정점은 켈리 라이카트Kelly Reichardt 감독의 2006년 로드 무비 Old Joy였다. 다음 달에는, 오스카상을 받은 케이시 애플렉이 출연하는 데이비드 로어리 감독의 잊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 A Ghost Story에 대해 열광적으로 이야기하는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코미디언 잭 갤리퍼내키스와 함께 카니예 웨스트의 비디오에도 출연했으며 R&B 가수 R. 켈리가 만든 코믹 오페라 Trapped in the Closet에도 출연했다.

Daniel London and Will Oldham in 'Old Joy'

올덤이 연기와 음악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지금 당장은 큰 먼지 폭풍이 불고 있어서 무엇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고민인 것 같아요,” 그는 수완 있게 말한다. “지하실로 내려가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면서 남은 것이 무엇인지 보는 것이 나을 것 같군요.”

절대 자신의 노래가 히트 싱글이 되는 일은 없을 거라는 단언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올덤이 음악을 그만두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비록 그는 2014년 Singer’s Grave a Sea of Tongues 이후 새로 만든 곡으로만 채워진 앨범을 녹음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다작이다: 2016년 한 해에만 앨범 Epic Jammers and Fortunate Little Ditties, 밴드 비친 바이하스Bitchin Bajas, 폰드 스컴Pond Scum과의 잼 세션 앨범, 존 필John Peel 세션 모음집을 발표했다. 또 존 레전드의 레코드 Darkness and Light에도 공식적으로 참여했다.

Will Oldham in 1994

한편 올 5월, 올덤은 전설적인 컨트리 가수 멀 해거드의 숨은 곡들을 신나고 떠들썩하게 연주한 앨범 Best Troubador를 내놓았다. “멀은 자기성찰적이고 예술적 발전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는데, 컨트리 음악 애호가들이 이런 성향을 꼭 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사랑받았죠,” 올덤은 말한다. 2016년 4월 6일, 올덤이 이 앨범을 리허설을 하는 동안 해거드는 죽었고 앨범은 딜레마에 빠졌다.

“처음에는, 그가 죽었을 때 헌정 레코드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죽자마자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이 그리워요’하고 모두 인터넷을 물들입니다. 그런데 제 입장은 이래요, ‘아니, 이 사람은 죽었어요. 그래서 그는 그 말을 들을 수 없어요. 지금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은 게으른 자녀들, 매니저와 음반 출시 관련 변호사들입니다. 그러니 살아 있을 때 왜 그렇게 하지 않았나요?’”

Best Troubador는 1999년 I See a Darkness의 음울한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일례로, 따뜻하고 명랑하다. 올덤의 불안정한 테너는 이전보다 훨씬 덜 고통스럽다. 실제 사람과 닮았다.

“저는 아내를 너무 사랑하고 아내 때문에 참 행복합니다. 게다가 켄터키를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서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대화가 끝나가자 은유적으로 자신을 토닥이듯 말한다. “가끔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좋습니다.”

7월 27일 유니언 채플에서 보니 “프린스” 빌리의 공연이 있다. 영화 A Ghost Story는 8월 11일 영국에서 개봉한다.